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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美국무 내정자 청문회 현장…뻔한 질문에 회피성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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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 작성일17-01-12 07:00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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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서도 한미관계 강화되겠느냐' 말엔 "그렇다" 확답
일부 환경·여성단체 회원들 '깜짝 시위'도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의원들이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판에 박힌 질문들을 했기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의 답변은 더욱 유연하게 들렸다.

11일(현지시간) 열린 틸러슨 내정자에 대한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 청문회 첫날 질의응답에서 의원들의 질문 대부분이 미국과 적대적인 '러시아와의 관계'와 '엑손모빌 전 최고경영자(CEO)라는 신분에 따른 이해충돌'로 집중된 데 따른 현상이다.

청문회의 이런 진행 양상은 질문에 나선 의원의 소속 정당과 무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범죄자인가"라는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의원의 질문이었다. 틸러슨 내정자는 "그런 용어는 쓰지 않겠다"는 답변으로 맞섰다.

민주당의 팀 케인(버지니아)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러시아에 대한 개인적, 재정적 측면에서의 연계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느냐'고 묻자 틸러슨 내정자는 "모른다"라고 한 마디로 대답했다.

틸러슨 내정자가 지난 1일자로 엑손모빌 CEO에서 물러난 점은 '국무장관으로서 국익을 기업 이익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질문 취지를 뒷받침하지만 의원들의 질문은 '이해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수준에서 더 나가지 못했고, 보유 자산이 약 5억 달러(약 6천억 원)로 추정되는 틸러슨 내정자는 그리 어렵지 않게 피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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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준청문회 모습(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덕슨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의 국무장관 내정자 인준청문회 첫날 모습.

론 존슨(공화·위스콘신) 의원이 마치 틸러슨 내정자의 CEO 퇴직 사실을 잊은 듯 "분명히 엑손모빌 CEO로서의 책임이 있을텐데 그 책임을 (국무장관으로서의 책임과) 공유할 수 있겠냐"고 묻자 틸러슨 내정자는 "애국심을 바탕으로 미국인과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서만 행동하겠다"고 답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처럼 민감한 사안과 관련된 질문이 나올 때마다 틸러슨 내정자는 다양한 회피성 대답을 내놓았다.

로버트 메넨데스(민주·뉴저지) 의원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알레포에서 병원을 폭격한 행위가 국제질서 위반인가'라고 묻자 틸러슨 내정자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답했지만, "그런 행동이 전쟁범죄에 해당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중대한 판단을 뒷받침할 정보가 부족하다"고 답한 점이 대표적이다.

가끔은 '송곳 질문'도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과 세계 정세나 어떤 사람을 데리고 일할지 논의할 때 러시아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느냐는 메넨데스 의원의 질문에 "개략적인 구조와 원칙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눴다"고 답했고, '외교안보분야 최우선 현안 중 하나인 러시아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느냐'는 메넨데스 의원의 질문이 이어지자 틸러슨 내정자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메넨데스 의원은 "놀라운 일"이라고 짧게 평한 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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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틸러슨 내정자에 대해 반대하거나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자들은 청문회 진행 내내 나타났다.

분홍색 의상을 맞춰입은 여성인권단체 '코드핑크' 회원들은 청문회 방청석 맨 앞줄을 차지했지만 청문회 개시 직후 구호를 외친 뒤 의회 경찰들에 의해 퇴장당했다.

이후 30분∼1시간 간격으로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 소속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 명 또는 두 명씩 갑자기 일어서서 '렉스 (틸러슨)를 거부하라'라고 쓰인 천을 펼쳐 보이며 구호를 외친 뒤 의회 경찰들에 의해 내쫓기는 일이 되풀이됐다.

한 시위자가 의회 경찰들에게 이끌려 나가면서 "내 집이 파괴됐다. 상원의원 여러분, 용감하게 나서서 미국과 내 가정을 보호해 달라"고 말하자 틸러슨 내정자는 작은 목소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문회 시작 직후 약 20여 명의 시위자는 청문회가 열린 덕슨 의원회관 입구 앞에서 공룡 의상을 맞춰 입고 틸러슨 내정자의 인준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이 공룡 의상을 입은 까닭은 틸러슨 내정자의 이름인 '렉스'와 성의 첫 알파벳 글자 'T'를 합하면 '티라노사우루스' 공룡의 별칭인 '티-렉스'가 되며, 공룡이 흔히 탐욕스런 대기업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의원들과 러시아 문제 등에 대해 청문회 내내 줄다리기를 벌였던 틸러슨 내정자였지만,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내놓았다.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소위원회 위원장인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의원이 '한국과의 동맹 관계가 트럼프 정부에서도 강화될 것이라는 말이 맞는가'라고 묻자 틸러슨 내정자는 "그점이 바로 제 예상이다. 그렇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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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경찰에게 제지당하는 틸러슨 인준청문회장의 시위자(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한 시위자가 11일(현지시간) 열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인준청문회장 방청석에서 '렉스를 거부하라'라는 글귀가 적힌 천을 펼쳐 든 직후 의회경찰에 의해 제지당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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